청와대 진용이 새 정부 출범 117일 만에 전면 물갈이됐다.
하지만 이번 인선에서 충북지역 인사가 한 명도 발탁되지 않아 수도권, 영·호남에 치우친 인선이라는 지적과 함께 특정지역 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2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출신 새로운 인물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때도 중앙무대에서 발탁되거나 활약한 충북 출신 인물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특정지역 홀대론으로 단정 짓기보다는 지역인재 부족현상에 따른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밝힌 ‘국가인재 DB 지역별 등록현황’에 따르면 충북은 2천153명으로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인근 대전의 경우 6천372명, 충남 2천512명을 기록했으며 서울 3만7천319명, 경기 1만2천442명이 등록한 것으로 집계돼 고급인력 또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여실히 나타냈다.
현재 중앙인사위의 국가인재 DB에 등록된 충북 인물이 어느 분야의 누구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역이 아닌 중앙부처 등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인맥을 두루 갖춘 충북 인재가 극소수에 그친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역을 부강하게 만들고 도민 모두가 잘 살게 하려면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첨단 과학·의학 분야는 물론 인문·사회, 예·체능을 포함한 각 분야에서 독보적 인재를 길러내야만 미래의 부(富)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 확보는 모든 나라와 자치단체가 한결같이 미래 핵심전략으로 추구하는 정책이다.
충북도가 이를 위해 올해 1월 충북인재양성재단을 출범시키고 인재양성사업에 나섰다. 교육강도 충북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 내디딘 것이다.
기금은 도민 및 도민자녀 장학사업, 과학·문화 등 영재교육 지원사업, 청소년 국제교류 사업 등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는데 사용된다고 한다.
도는 전국에서 현재 10개 자치단체가 인재 육성을 위해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나 광역자치단체가 기초자치단체, 민간부문과 공동으로 대규모 장학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충북이 처음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충북인재양성재단을 설립한 뒤 기금 조성사업에 나서 올해 기금목표(100억원)를 이미 초과달성했다고 한다. 고무적인 일이다.
문제는 충북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와 돈 많기로 소문난 재력가들의 참여부진 속에 기업체와 출향인사, 도민 등 민간부문의 자발적인 참여가 극히 부진하다는 점이다.
자치단체장과 정치권 인사들은 지역인재 양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큰 목소리를 내면서 정작 장학기금 기탁은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인재양성재단 이사로 선임된 인사들조차 사비를 들여 장학기금을 쾌척한 사례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접수된 기탁금은 대부분 도와 기초단체들의 출연금이 차지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자칫 민간부문과 공동으로 조성하는 장학기금 조성사업이 빛을 바래며 관(官) 위주의 인재양성 정책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를 선도할 지역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되는 인재양성사업에 도민들의 관심을 촉발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사회 지도층부터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제갈공명에게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 제갈공명은 촉 승상, 즉 재상이었다. 그런 그에게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옛날부터 중국인들은 사소한 일에 개의치 않는 인물을 이상적인 재상으로 생각했다. 세부적인 일은 각 담당자에게 맡기고 재상은 대략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결정하면 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제갈공명은 장부까지 일일이 살펴보며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사무를 봤다고 한다. 그의 부지런한 태도는 부하와 백성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무엇보다 항상 앞장서서 다른 사람에게 모범을 보였다는 점이다.
사심 없이 국무에 전념한 그의 의지를 부하들과 백성들은 깊이 신뢰하며 따랐다.
사람과 지식이 중심이 되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 그 변화의 중심에서 지역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인재양성에 있다. 인재양성에 밑거름이라 할 수 있는 기금조성에 지역 지도층과 재력가들의 모범된 사례와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