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노래방 업계 '악마를 잡았다'

"불법영업 신고" 노래방 업주들 협박하고 금품 갈취
8년간 청주시내 돌며 범죄…피해자 100여명 추정

2014.12.11 19:19:47

"내가 모 아무개야. 너희 불법영업하고 있지?"

이름을 듣자 놀란 노래방 업주들이 그에게 술과 도우미를 공짜로 제공했다.

청주시내 노래방 업계에서 P(50)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8년 동안 불법영업을 하는 노래방 업주들을 신고하고 술값을 내지 않는 전문 무전취식꾼이다.

P씨는 노래방 업주들 사이에서 '악마'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었다.

11일 청주시내 수많은 불법영업 노래방을 활보하던 P씨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영업 노래방을 찾아다니며 모두 17차례에 걸쳐 780여만원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다.

P씨의 범행 수법은 주로 손님인척 찾아가 유흥을 즐긴 뒤 현장 사진을 찍고 경찰에 신고하는 수법이다.

출동한 경찰로 현장이 어수선한 틈을 타 술값을 내지 않고 나가거나 신고를 안해주는 대신 무전취식을 했다.

그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일당은 업주들에게 P씨가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와서 돈을 내고 술을 먹도록 협박까지 했다.

그러나 P씨가 검거된 이후에도 업주들은 공포에 떨었다.

피해사실을 진술했던 업주 A씨는 경찰서로 찾아와 자신이 누군지 다 알려졌다며 항의했다.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진술을 아예 거부하기도 했다.

최소 100여명으로 추정되는 피해자 중 P씨의 범행에 대해 진술한 사람은 고작 10명이었다.

업주 B씨는 경찰에서 "P씨가 감옥에서 천년만년 있는 것도 아닌데 출소 후 보복을 당할까 봐 무서워서 진술하기 싫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청주에서 P씨의 악명이 높아 피해자들이 진술을 꺼렸다"며 "정작 검거를 했는데도 나머지 피해자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전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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