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보도에 대한 고찰

2014.11.06 17:52:06

지방지 서울담당 기자에게 출향(出鄕) 인사는 아주 중요한 취재원이다. 그런데 고향을 매개로 형성된 취재원의 성향은 확실하게 구분되곤 한다.

충청, 특히 충북지역 출신 인사들도 종종 자리를 함께 한다. 충북 출신 인사 중 상당수는 고향에 대해 향수를 갖고 있으면서도 굳이 '충북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지 않는다.

청와대와 안전행정부, 검찰과 경찰 등 우리나라 최고의 권부(權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역 인사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충북'이라는 무게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때론 도움보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신현돈 전 1군사령관과 관련된 뉴스가 언론을 도배했다. 지난 6월 모교에서 강연을 한 뒤 동창생들과 만찬 자리에서 술 몇잔 마신 것이 화근이 됐다.

신 전 사령관 일행이 오창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군화를 벗고, 군복이 단정하지 않은 채 민간인들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소식이 지난 9월 초 언론을 장식했다.

앞서 지난 8월 중순에는 야당 의원들이 신 전 사령관 사건과 관련한 국정감사 자료요구가 빗발쳤고, 국방부는 급기야 전역조치로 사태수습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10월 말 공개된 국방부 감사 결과를 보면 신 전 사령관은 민간인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았다. 인사불성, 만취추태 등 자극적인 행동도 없었다.

신 전 사령관의 모교 특강일이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으로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시기와 겹쳐 위수지역 이탈이라는 혐의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신 전 사령관의 모교 강연은 상부에 보고되고 승인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위수지역 이탈 혐의도 적용하기 쉽지 않다.

결국 신 전 사령관에 대한 전역조치는 '음주만찬'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여진다.

과연 그렇다면 신 전 사령관에 대한 전역조치는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신 전 사령관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국방부의 전역조치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만취추태, 인사불성 등 자신의 행동에 보태진 자극적인 공세에 강한 불만을 느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방부 감사 결과가 공개되자 한 야당 의원은 자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언론이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도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맞는 말이다. 언론의 보도는 확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언론의 책임을 지적한 야당 의원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는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안의 긴박성과 중대성으로 언론의 보도는 의혹을 제기한 국회의원에 따르면, 또는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등으로 보도가 이뤄질 수 있다.

다른 관점도 있다. 중앙 언론과 달리 충북의 언론에 신 전 사령관은 동향 인사다. 그것도 보통의 인사가 아니라 우리나라에 8명 밖에 없는 대장(별 4개)이다.

동향의 육군 대장이 낙마한 것을 아쉬워하지 않을 지역 언론이 있을까. 그래서 전역과 관련된 보도는 평면보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국방부 감사 결과가 공개된 뒤에는 국방부의 부적절한 인사관리를 성토하는 방향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신 전 사령관 보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물론 신 전 사령관이 충북에서 태어나 지역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신 전 사령관 문제에 애착을 갖는 것은 동향 인사에 대한 아쉬움과 육군 대장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발자취가 주는 무게감에서 비롯됐다.

충북 출신 출향 인사와 관련된 소식은 지역 언론의 단골메뉴다. 출향 인사와 관련된 소식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출향 인사들의 지역과 관련된 행보도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좋은 소식만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렇게 되도록 언론과 지역사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일부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출향 인사와 관련된 보도를 멈추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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