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기획취재를 마치며'

2013.10.10 18:54:50

지역축제의 현실과 미래'라는 제목의 기획취재를 지난 7월1일부터 시작한 지 꼬박 100일을 넘겨 취재와 10회에 걸친 보도를 마쳤다.

처음 시작은 '왜?'라는 의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전국에서 2천500여개의 축제가 일년에 펼쳐진다. 의문은 거기서 생겨났다. 그리고 그 많은 축제 가운데 충북에는 대표축제가 없다는 안타까움이 가슴에 남았다.

취재는 전국을 걸쳐 이루어졌다. 취재하는 동안 얻은 것이 2가지 있다.

축제에 대한 취재를 하다보니 관광이 자연적으로 연관됐다. 전국에서 연간 관광객 1천만 명을 돌파한 자치단체는 몇 곳이나 될까. 놀랍게도 충북에는 관광객 1천만 명을 돌파한 곳이 2곳이나 됐다. 제주도가 연간 관광객 1천만 명을 돌파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면모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충북의 2곳은 너무나 조용한 편이다.

제천시와 단양군이 제주도와 함께 연간 관광객 1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이들 3곳의 자치단체는 똑 같은 공통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1천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자치단체에서 무슨 고민이 있을까. 그건 명성에 걸맞는 대표적인 지역축제가 없다는 점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충북도 만큼이나 대표축제가 없어 고민에 빠져 있다. '관광1번지 제주'를 자처하는 곳에서 수 년에 걸쳐 대표축제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고질적인 정책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제천시와 단양군은 축제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지는 않다. 전국에서 무분별하게 축제를 만들어 혈세를 낭비하는 일도 없다.

충북도 내에서도 제천시와 단양군은 지역축제을 그다지 많이 열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양 자치단체도 제천시와 단양군을 전국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축제 개발에 고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대로 된 지역축제가 없으면서도 관광객을 1천만 명이나 유치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취재과정에서 밝혀졌지만, 지역축제와 관광객 유치는 큰 연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역마다 특성을 갖고 있어 지역축제가 관광객 유치에 아주 역할을 못하고 있지는 않다.

관광은 1년 동안 지속적인 기획과 마케팅이 이루어지지만, 지역축제는 한시적인 기획과 마케팅이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지역축제는 개최시기가 9월에서 10월 사이에 집중돼 관광객이 분산되고 있다. 충북에서도 9월부터 10월 사이에 각 시군을 대표하는 축제가 열려 관광객 유치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축제 거의 대부분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을 판매하는데 그치다 보니 관광과 연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축제 대부분은 사실상 선심성 예산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민선자치시대가 본격적으로 문을 열면서 지역축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심지어 어느 곳의 어느 축제가 성공했다는 소리에 너도나도 따라하다보니 유사한 축제가 각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로 인한 분쟁까지 생겨나고 있으니 지역축제는 어찌보면 '필요악'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잘되는 축제, 미래 후손들을 위해 만들어 가는 축제는 달랐다.

제천시와 단양군이 지역축제에 연연하지 않고, 관광객 유치에 몰입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들 지역은 지역축제보다는 지역의 자연환경에 따라, 계절에 따라 관광객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를 모토로 축제의 시기를 정하고 개최하고 있다.

순천은 정원박람회와 여수 에스포 해상공원, 해운대 모래축제, 보령의 머드축제는 자연을 축제의 개념으로 승화시켰다. 거기에 다양한 컨텐츠와 지역상권을 고려한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기본으로 삼고 있는 것은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격언이다. 작은 것을 취하다 큰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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