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정지원제한대학과 부실대학, 대출제한대학을 발표했다.
29일 새로 부실대학과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된 대학들은 분루를 흘릴 것이고 벗어난 대학들을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한날한시에 정부가 각종 특혜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정지원·학자금대출 제한 대학과 경영부실대학은 자의든 타의든 구조개혁이 필요한 대학들이다.
이번 평가는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후 하위 15%를 기점으로 부실이 심한 정도에 따라 재정지원제한대학, 학자금대출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을 지정했다.
지난해까지는 재정지원제한대학과 대출제한대학을 선정하고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연말에 경영부실대학을 선정했다.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올해부터는 경영부실대학 신입생에 대해 국가장학금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수시모집이 시작되는 9월4일 이전에 구조조정 대상을 모두 확정짓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2개 대학이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됐다 올해 벗어났으나 극동대가 신규로 지정됐다.
이 대학 설립자는 지난 5월 거액의 교비를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극동학원 설립자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류기일 극동학원 설립자는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에서 170억원대의 교비를 빼돌린 혐의로 류택희 극동학원 설립자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 아들 류기일 전 극동대 총장은 징역 2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 대학의 설립자는 지난 2005년 교비 횡령으로 5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음에도 복수의 학교를 1인 회사처럼 운영하며 설립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이 재판부의 결정이었다.
2011년부터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도내 대학들은 몸살을 앓아 왔다. 신입생 모집에서도 불이익을 받아왔고 재학생들의 장학금과 대학은 각종 정부지원을 받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대학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조차도 받지 못하게 된 일부 대학에서는 각종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지역민들에게 돌아갔다.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힌 대학들은 평가지표에 대해 강한 불만도 표출했고 전통과 역사를 갖췄다고 자부해 온 대학 중에서도 '지표관리'가 소홀해 부실대학 명단에 포함돼 망신을 산 일도 있었다.
29일 발표한 부실대학은 정부가 바뀐 뒤 처음 구조조정 대상 대학을 지정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를 앞두고 대학들의 로비가 가능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후문도 있다.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더 공정하고 지표도 변경하는 등 고심한 노력들이 보인다.
올해 평가에서는 인문·예술분야 취업률 평가를 폐지되고, 지방대를 고려해 충원율과 취업률의 평가비중을 낮췄다. 특이 할 만한 것은 지표가 낮은 대학도 정원감축을 결단하면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사실 회생 가능성 없는 대학을 퇴출시키기에는 정부의 결단력이 필요하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이 해산하면 잔여 재산을 다른 교육법인에 넘기거나 국가에 귀속시키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사립대 법인의 잔여 재산을 공익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거나 그 일부를 설립자 측에 돌려주는 내용 등의 법안을 제정해 사립대들의 구조개혁을 지원해야 한다.
현행과 같은 법률하에서는 어느 누구라도 학교법인을 해산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법인 해산을 망설이고 있는 설립자에게 생계비를 지원, 이들이 결단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출구전략'을 펼쳐야 한다.
올해도 재학생 충원율 70%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7%로 잡히고 있다. 2018년부터는 대입정원이 고교졸업자 수보다 많아지는 역전현상까지 예상된다.
부실대학을 정리하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 대학의 실질적인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