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선수가 있다. '쿠바의 박재홍'이라고 불리는 야시엘 푸이그(22·Yasiel Puig). '괴물' 류현진과 함께 LA다저스에서 활약하며 신인왕 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쿠바시절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로 활약한 푸이그는 지난 2008년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쿠바 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2009-2010시즌엔 쿠바리그에서 뛰면서 타율 0.330 17홈런 47타점이라는 기록을 내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푸이그는 일찍이 망명을 위해 쿠바 탈출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나면서 2011-2012시즌엔 출장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그러나 2012년 드디어 어머니와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그의 망명소식을 접한 LA다저스는 CBA 규정이 발효되기 직전 푸이그와 접촉, 다른 팀에게 빼앗기기 전에 7년 4천200만달러라는 거액의 계약을 맺고 영입에 성공했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푸이그의 활약은 대단하다.
올 시즌 전반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한 LA다저스를 후반기 들어 지구 선두로 끌어올리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야구하고 싶어 환장한 사람'. 정말이지 경기에 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야생마'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 투수 앞 땅볼을 쳐도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해 수비실책을 유도한다. 외야 수비를 할 때도 슬라이딩을 하면서까지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의 그런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할 정도다.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플레이를 할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시원시원한 경기를 펼쳐 팬들로부터 환호를 받는다.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 동료선수들도 영향을 받아 LA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팀 중 공·수에 있어 5위권을 상회하는 강팀으로 부상했다.
새삼 푸이그를 거론하는 이유는 우리사회에도 이런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충북의 공직사회는 '레임덕'에 빠져있다. 지방선거를 1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공직기강 해이 현상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직 단체장은 내년 지방선거 재선을 위해 선심성 행정이나 행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일부 공직자들은 이런 이들의 비위를 맞추며 승진을 기대하고 있다. 각자 살아갈 생각에 갖은 '꼼수'를 부린다. 국민의 자리는 어느 곳에도 없다. 이런 현상은 몇몇 지자체만의 일이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런 상황에 빠져있다. 의리도 없고 자존심도 없다.
최근 서울시와 경기도가 열악한 지방재정상태를 들어 학교 무료급식비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정부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지방재정이 어려워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게 큰 이유다. 이런 요구에는 여러 가지 정치적 이유가 숨어있을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뼛속까지 우리지역사람 뽑아보자'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선심성 행정, 낭비성 정책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인물을 등용하자는 취지의 글이었다. 지방자치를 실현함에 있어 상당수 단체장들은 재정 탓만 했지 귀한 재정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고찰은 부족했다. "당신 돈이면 그렇게 사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당당한 정치인이 몇이나 되겠는가. 정파를 떠나 공공의 이익을 우선에 두고 미친 듯이 일하는 정치인이 그립다.
푸이그처럼 같은 팀 투수가 공을 잘 던지지 못해도, 팀 동료가 슬럼프에 빠져 부진한 모습을 보여도 흔들리지 않고 팬들을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인물을 우리사회에서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매사에 능동적인 자세로 창의적인 일을 해내는 공직자가 충북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