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대학들이 새학기에 들어선기 1개월이 지났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학구성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대학들은 올해 정부의 대학평가와 BK21+ 사업, 각종 정부의 지원금 사업 선정, 부실대학 탈피, 총장선거 등을 놓고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직원들의 비협조와 대학측의 무성의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통대의 경우 총장선거 1주일 앞두고 직원과 학생들이 총추위 참여비율에 불만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지만 대학은 선거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고된다.
직원협의회 측은 이번 총장 선거에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협의회는 최근 '교수평의회가 총추위 위원 48명 중 38명을 교수로 구성하려는 등 비민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교통대 총장 선출권을 가진 총추위의 위원 80% 가량을 교수들이 차지한다는 데 대한 반발이다. 이 대학 총추위는 △교수대표 31명 △직원대표 4명 △학생대표 1명 △외부인사 12명 등 48명으로 구성된다.
직원협의회의 주장은 표면적으로는 교수대표가 31명 참여하지만, 외부인사 12명 중 7명을 교수평의회가 추천하기 때문에 38명이 '교수 측 인사'라는 지적이다.
직원협의회는 총장이 선출돼도 직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신임을 얻지 못해 반쪽짜리 총장이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학생들도 총추위 참여비율에 불만을 갖고 있다. '학생대표 1명'이 과연 학생을 학교의 주인이라고 보고 있느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오는 17일 총추위 표결 직전 실시되는 후보자 선호도 조사에서 학생들이 배제된 데에도 불만을 제기하는 등 교내에서 총장선출을 두고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도내 사립대들의 현실은 더욱 암담한 실정이다.
최근 보직교수들이 임명된 한 사립대의 경우 재단측 인사들이 절반을 차지하면서 교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학이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여론수렴을 통한 자기개발을 해야하지만 도내 일부 사립대의 경우 귀를 막아버린 경우가 많다.
한 사립대 직원은 '일하기가 싫다. 죽으라 일을 해도 알아주지를 않고 아부하거나 아첨하는 인간들이 승진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면 중간에서 상사가 가로채고, 예산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일을 못한다고 구박만 한다'는 푸념을 내뱉었다.
또 다른 대학의 한 교수도 '총장이 너무 날뛴다. 대학행정의 모든 것이 총장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다. 총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면 좋지만 교직원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결코 좋지 않다'며 대학의 불안한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총장이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성원들의 직언이나 설명을 아예 배제한 채 특정인을 너무 신뢰하면서 정보의 왜곡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전문대의 한 교직원의 넋두리가 대학의 현실을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다.
대학은 총장 혼자만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의 조화와 협력으로 대학의 발전을 이끌어 가야 하지만 총장의 아집과 봉쇄된 언로는 대학의 발전보다는 임기까지의 무사안일과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다.
대학의 주인은 누구인가. 대학들은 학생이 주인이라고 말하지만 학생은 주인 행세를 할 수 없다. 대접도 받지 못한다.
입학자원이 줄고 정원 채우기에 급급해진 현실 속에서 입학만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겨우 한다는 것이 취업률 높이기다.
대학은 교육기관이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다. 학생은 수익을 창출하는 대상이 아니라 투자해야 할 미래다.
대학들이 진정 학생을 위한 다고 한다면 학생과 교직원들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아집과 독선이 대학을 이끌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이다. 대학발전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되새겨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