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 용사를 잊지 말자

2013.03.21 18:08:08

분홍빛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던 지난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초계함인 'PCC-772 천안암'이 침몰했다.

꽃처럼 아름다운 대한민국 해군 40명이 사망했고, 6명이 실종됐다. 우리나라와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 전문가 24여 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2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안건으로 회부됐으며, 안보리는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북한은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반박했고, 일부 NGO는 UN에 천안함 재조사를 요구하는 서한문을 보내는 등 심각한 '남남갈등'을 겪기도 했다.

핵개발과 국제사회 제재, 한미 키 리졸브 훈련에 이은 북한의 국지적 도발 등 마치 정해진 순서처럼 이어지는 '도발 프레임'에 말려서는 안된다.

1987년 11월 28일 밤 11시 27분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출발해 아랍 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기착한 뒤 방콕을 향해 가던 대한항공 858편 보잉 707기가 이튿날인 29일 오후 2시 5분께 버마 근해인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공중 폭발해 탑승객 115명 전원이 사망했다.

수사 결과 테러범은 하치야 신이치, 하치야 마유미라는 일본인으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로 밝혀졌으며, 김현희는 자백을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김현희는 "88 서울올림픽 참가신청을 방해하기 위해 대한항공 여객기를 폭파하라"는 김정일의 친필 지령을 받고, 11월 13일 북한을 출발해 28일 바그다드에 도착한 뒤 'KAL858기'에 탑승했다.

라디오와 술로 위장한 고성능 폭탄을 좌석 선반 위에 남겨둔 채 아부다비 공항에서 내렸으며, 바레인 공항을 빠져나가다가 위조여권임이 발각되자 담배 필터 부분에 장치된 독극물을 삼켜 김승일은 자살했지만, 김현희는 소량을 삼켜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 사건을 '남조선 당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으며, 또한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사건이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 바로 전날 김현희가 한국으로 압송되면서 한때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기도 했다.

당시 대학가 곳곳에는 'KAL 폭파 조작'을 규탄하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대자보가 어지러울 정도로 걸렸고, 학생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에 몰두했다.

그렇게 몸살나는 대학생활을 보냈던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30대의 나이이고 80년대 학번이며 60년대 출생자라는 뜻의 '386세대'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렇게 8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40대들은 북한이 지난 2007년 "우리는 KAL기 테러 이후에는 테러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시인하면서 다시 한번 패닉(Panic) 상태에 빠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문제를 바라보는 대한민국 내의 '이념 갈등'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제 한미 연합 키 리졸브(KR) 연습이 지난 21~21일까지 진행됐다. 북한의 본격적인 국지도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46용사의 희생을 불러온 북한의 어뢰공격이 언제 또 다시 감행될지 예측하기 힘들어 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20일 발생한 사이버테러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고 있는 것도 우리를 긴장시키는 문제다.

우리 땅에서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념과 철학, 그리고 정치적 차이를 뛰어 넘는 '튼튼한 안보' 태세대. 이를 바탕으로 하는 평화정착이다.

이제는 더욱 촘촘하게 국론을 모아보자. 평화는 지원하되, 도발은 철저히 응징하는 대북전략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것이 천안암 46용사의 비극을 잊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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