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라고 하는 시험이 어려운 줄 누구나 알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이 기능직 직원들을 일반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시험이라는 관문을 거치도록 했다. 이 시험은 기능직들에게는 고시와 마찬가지로 어렵고 힘든 시험이었다. 개인의 능력차에 따라 1년 공부하고 합격한 사람이 있는 가 하면 3년간 죽어라 공부하고 겨우 턱걸이로 합격한 사람도 있다.
물론 쉬운 시험은 아니다. 특히 기능직으로서 10여년 넘게 일해 온 사람들에게는 고시보다 어렵고 힘든 관문이었다.
지난해 간신히 시험을 통과해 1월1일자로 일선학교 또는 지역교육지원청으로 발령을 받은 이들에게는 새로운 업무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생소한 업무이다 보니 일 처리 속도도 느리고 미숙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어렵게 시험을 통과해 지난 1일자로 학교로 발령을 받은 A씨는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가 왜 사직서를 냈는지 아는 사람은 알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뭔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반응은 기능직 뿐만 아니라 일반직으로 전환한 다른 직원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절대로 그가 자진해서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필자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많다.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아니 할 수가 없다. 그 어렵고 힘든 시험을 통과해서 간신히 자리를 잡았는데…
그를 옆에서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그에 대해 한마디 한다. '억척스럽고 당찬데다 일이 밀리면 야근을 해서라도 해치우고 퇴근하는 성격'이라고.
그런데 발령받은 지 채 1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사직서를 냈다. 많은 사람들이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까닭도 여기 있다.
도교육청이 기능직원들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서 일부에서는 말들이 나왔다.
'과연 업무를 잘 할수 있는지…', '기능직으로 들어와서 복을 받은 것', '힘들게 공부하지 않고 쉽게 승진하는 것도 복이다'라는 등 온갖 억측이 나돌기도 했다.
기능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한 많은 사람들이 일반직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
태어나면서부터 기능직과 일반직, 전문직이 구분된 것은 아니다.
일반직이 기능직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유는 어려운 관문을 거치지 않고 임용된데다 쉽게 일반직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다.
일반직으로 전환한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반직 빰치게 일을 잘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오로지 자신들만이 일반직이어야 한다는 일부 그릇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각성해야 한다.
기능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을 하면서 그들은 가족도 팽개치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의지의 사람들이다. 대부분 가정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자녀들과 시부모를 모시는 분들도 있다.
이들이 모든 것을 팽개치고 시험공부에 몰두하면서 이들의 가족들은 알게 모르게 가슴을 졸이며 아낌없는 지원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힘들게 노력하고 애써오면서 시험에 합격했을 때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좋았을 것이다.
세상을 모두 다 얻은 것 같은 기쁨과 함께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찾았다고 좋아하기도 하고 남몰래 눈물도 흘렸을 것이다.
발령받은 지 1개월도 안돼 그동안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기 까지 그는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 같은 결정을 하기 까지 그동안 살아온 것에 대한 후회와 회한도 있고 아쉬움도 남았을 것이다.
그가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지만 그가 남긴 자취는 충북교육의 역사에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