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파채에 마늘·레몬의 맛이 어우러져 튀김닭의 느끼함을 싹 없애주는 파닭. 하지만 최근 전국으로 확산된 파닭의 원산지가 조치원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조치원재래시장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왕천파닭'이 바로 조치원파닭의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다. 22일 연기군에 따르면 파닭은 왕천파닭 주인 김연규(61)씨가 처음 개발했다.
사연은 이렇다. 1970년대 어느 날,20대말의 새신랑 김씨는 요리사 자격증을 딴 뒤 중동(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의 요리사로 취직하게 된다. 그 곳에서 김씨는 갖가지 요리를 만들어 현지인들에게 선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그는 자신의 대표 요리였던 튀김닭을 내놨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느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느끼함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마침내 파의 매운맛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갓 튀겨낸 튀김 닭 위에 파채를 올리면 뜨거운 열기에 파가 익으면서 닭이 매콤해질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만든 닭요리는 현지인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80년 귀국한 김씨는 조치원시장에서 왕천파닭을 만들기 시작했다. 파닭은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졌다. 요즘엔 "조치원 가서 파닭 한번 먹지 않고 지나쳤다면 조치원 여행갔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씨는 "30여년간 파닭을 팔아 2남 1녀 모두 대학까지 가르쳤고 지금은 두 자녀와 함께 그 맛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왕천파닭은 지난 2005년 상표등록을 마친 뒤 지금은 전국 60여곳에서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연기(세종)/최준호 기자 penismight@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