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긍정적인 효과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동서고금의 진리이지만 요즘 새삼 관심을 끄는 이유는 칭찬보다는 비난이 난무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켄 블랜차드가 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접했다. 이 책은 조직, 가정, 많은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는 '칭찬'을 조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이 책의 주인공 웨스 킹슬리는 한 회사의 중역으로 회사와 가정에서의 인간관계로 많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플로리다에 출장을 가 있는 동안 우연한 기회에 씨월드 해양관에서 범고래의 멋진 쇼를 보게 된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그 쇼에서 무게 3t이 넘는 범고래들의 멋진 쇼를 보고 웨스는 어떻게 범고래로 하여금 그렇게 멋진 쇼를 하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진다.
범고래 조련사인 데이브로부터 범고래와의 관계는 인간 사이의 관계와 다르지 않으며, 멋진 쇼를 하게 만드는 비결은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 그리고 격려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후 웨스는 가정에서는 사랑받는 가장이 되고, 조직에서는 동료들과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직장 상사가 된다.
내달 1일이면 민선5기가 출범한 지 꼭 1년을 맞는다.
이시종 지사는 취임 후 도민과 소통하는 '서민 지사'가 되겠다며 권위주의 상징물로 여겨졌던 지사 관사를 도민 품으로 돌려줬다. 도청 담장도 허물었다.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에도 늦은 밤까지 집무실 등에서 도정 현안을 꼼꼼하게 챙겼다.
이 지사는 취임 1년차에 초·중학생 무상급식과 청원 과학벨트 기능지구 지정, KTX 오송역사 개통, 세종시 편입지역 마무리, 충청내륙고속화 도로 기본설계 착수 등 굵직한 현안사업을 해결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태양광산업 특구 지정을 이끌어 냈다. 남부권 신발전지역 지정 또한 큰 성과다. 정부예산 확보를 위해 촉을 세우며 동분서주했다. 이는 충북의 미래 100년 먹을거리 기반을 다지기 행보였다. 한마디로 민선5기 1년의 도정 성과는 탈권위주의와 충북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이 지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도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둘러싼 민-관 갈등은 여전하다. 최근의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정과 사퇴에 따른 갈등, 도체육회 사무처장 인사를 둘러싼 낙하산 인사 논란, '소통 부재'라는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먼저 없애고 불식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송바이오밸리의 핵심 사업인 오송역세권 개발 방식을 서둘러 결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민영화가 추진되는 청주공항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 등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민선5기의 내부 추진동력인 도청 공직사회가 복지부동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지사께서 격려와 칭찬에 인색하다는 것이 도청 공무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심지어 비선조직은 신뢰하면서 공무원들은 불신하고 있다는 자조석인 푸념까지 곳곳에서 베어난다.
이는 이 지사의 지시형 업무스타일과 함께 조직의 복지부동 분위기를 형성시키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대다수 현직 기초단체장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직 단체장과의 불편한 관계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선거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서로에 대한 칭찬은 없다. 전·현직 단체장간 리턴매치를 벌이며 서로 비난만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들도 흔들리고 있다. 감사에 적발된 내용보다는 기간을 강조하며 전임시장 시절에 이뤄진 일이라고 강조하는 공무원도 있다. 그 공무원들도 전임시장 시절에 시정을 수행하던 공무원 이었는데도 말이다. 역시 공무원들 간에도 칭찬은 없다.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이제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의 업적을 인정하고,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때가 됐다. 잘한 것은 칭찬해 주고, 잘못된 것은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며, 지역현안에는 서로 힘을 모은다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칭찬과 격려는 모든 조직과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최대 동력이다. 칭찬과 격려는 하면 할수록 믿음이 더욱 굳어져 긍정적인 임을 가속화시키기 마련이다. 윗사람의 칭찬 한마디는 조직원들의 용기를 백배 북돋운다. 2년차를 맞는 민선5기 단체장 모두가 지난 업적에 대해 자화자찬에만 열중하기보다 한번쯤 칭찬과 격려의 의미를 되새겨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