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성심야구부 '꿈의 1승' 가능할까

27일부터 고교야구 전라·중부리그 시작, 11개팀과 경기

2011.03.24 16:34:22


영화 '글러브'의 실제 주인공들인 청각장애 선수들로 구성된 충주성심야구부가 올해는 꿈의 '첫승' 을 올릴수 있을까?

지난 2002년 창단, 2003년 제33회 봉황기 전국고등학교 야구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9년동안 수많은 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한번도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선수들은 오는 27일 개막하는 전국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앞두고 1승을 올리기 위해 매일 운동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7월 말까지 진행될 이번 2011년 고교야구 전라·중부 리그에서 성심야구부는 대전한밭구장에서 벌어지는 청주고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전라와 중부권 고교 11팀과 11번의 승부를 펼치게 된다.

성심야구부는 2005년도 회장기 차지 고교 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기록이 있긴하다. 3팀이 나온 대회에서 부전승으로 결승에 올라 우승팀에 패한 것이다. 부전승 덕에 1패의 성적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행운을 얻었지만 실제로는 1승도 못올린 것이다.

우수한 선수들이 많았던 같은 해, 광주 무등기 대회에서 전주고와의 경기는 아직도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경기 전반에 5점을 앞서다가 9대 6으로 역전패했다. 비록 졌지만 청각장애 야구선수들의 투혼을 맘껏 보여준 이날 대회는 영화 '글러브'의 주요 소재가 됐다.


성심학교 박정섭(44) 야구부장은 "영화에서 성심야구부의 전력이 일반 고교 야구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려져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영화 때문에 높아진 성심야구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부담이다.

이들에겐 비장애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반 고교 야구팀과의 경기가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듣지 못하는 성심야구부 선수들의 집중력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비장애인들에 비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심야구부는 이번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도 약체 중 약체로 꼽힌다. 예전부터 그랬듯 콜드게임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 팀의 승률 올리기와 상대 선수들 타율 높이기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는 노련한(?) 3학년 선수가 단 1명도 없다. 홍준석(고2)을 주장으로 한 성심야구부 23명의 선수 모두가 1~2학년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때문에 동계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재정이 넉넉하다면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원정 훈련을 갔겠지만 성심야구부는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그러나 전의에 불타는 어린 선수들의 눈빛은 최고의 전력을 갖췄던 2005년과 비교할만 하다.


박 부장은 "경기를 하다보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드는 상황이 적지 않고, 대회 운영진들도 어차피 승산없는 게임이라고 여기고 경기를 빨리빨리 진행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성심야구부는 정정당당하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장애를 극복하고 프로팀에 진출해 성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만큼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기량을 갈고 닦는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충주 / 김주철기자 kimjc@cb21.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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