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2주동안 못뛰게 해서 그랬다"
6번타순을 지킬 때가 많았던 롯데의 거포 카림 가르시아가 7번타자로 출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질문에 대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농담섞인 답은 위와 같다. 가르시아는 심판 판정 항의에 따른 가중처벌이 적용돼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7경기 출전이 제한됐다. 경기감각이 떨어져있을 것이라는 게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이다.
주축 타자들의 경기감각 저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가장 큰 고민. 가르시아는 약 2주동안 실전에 나서지 못했고 8월 중순 손등 골절을 당했던 홍성흔은 한달간 공백기를 가진 후 페넌트레이스 막판 5경기에 나서 감각 회복에 나섰다. 타격 7관왕 이대호 역시 발목부상으로 일부 경기에 결장해 우려섞인 시선이 존재했다.
29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모르는 상태다. 오랜 기간 쉬다가 바로 경기를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가르시아는 무기력한 스윙으로 두차례나 투수 앞 병살타에 그쳤고 홍성흔은 첫 타석에서 슬라이팅 투혼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고 타점도 올렸지만 전체적으로 아직은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듯 했다.
다만, 이대호는 건재함을 자랑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위안을 삼을만 했다.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러 타격 7관왕의 위엄을 뽐냈다.
무엇보다 3루 수비가 돋보였다. 발목이 완전하지 않을 경우 타격 이상으로 수비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나 이날은 부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핫코너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오히려 평소 컨디션 이상인 듯 보였다.
특히 1회말 무사 1루에서 전진수비를 펼치다 고영민의 강습 타구를 몸을 숙여 잡아낸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고영민이 몸쪽 공을 잘 잡아당겼지만 이대호의 순발력이 더욱 빛났다.
경기 이틀 전부터 편도선염으로 크게 앓았던 선발투수 송승준, 주축 타자들의 실전감각 저하 등으로 인해 롯데로서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1차전 승부였다. 그렇기에 롯데에겐 더욱 값진 1승이다.
기사제공: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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