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와 소셜미디어 소통

2010.08.26 18:03:18

소셜 네트워킹 바람이 거세다.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트위터(twitter)나 미투데이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많은 정치인과 연예인 등이 자유롭게 이용하며 대중들 곁으로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트위터에 대한 물음과 답 그리고 이에 대한 정의를 내리느라 부산하다.

트위터의 '타임라인'에 들어서면 트윗 초보자들은 일대 혼선을 겪는다. 이유는 '도'가 넘는 소통 때문이다. '140자의 미학'에 푹 빠진 트위터들은 밤을 지새가며 자신의 생각과 의견, 다른 트윗과의 논쟁을 벌이느라 때론 전문 서적을 찾아가며 열공 중에 있다.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특정방송의 블랙리스트 존재 사실 폭로를 해 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소설가 이외수, 황석영 등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들도 이런 저런 목표점 달성을 위해 '트윗질'이 한창이다.

트윗세상은 말 그대로 요지경이다. 개인의 고민거리, 글 자랑, 돈 자랑 등 우리네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트윗에 네티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그 자체를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스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트위터 개념을 정립하려 하나 그 규모가 워낙 방대해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정치인들 사이에 트위터가 최근 인기 상하가를 치는 이유 중 하나는 '소통의 창구'로 적격이라는 사회적 인식에서다.

지난 6·2 지방선거 때부터 정치권에서 부터 트위터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청와대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블루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트위터를 개설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블로그-트위터' 신개념 미디어 홍보담당 부서를 신설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선거 때 트위터로 재미를 봤고 요즘도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통해 도민들과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중하고 말수가 적기로 정평이 난 이시종 충북지사가 '소셜미디어 소통' 행보를 가속화하고 나섰다. 이 지사가 트위터(@oklsj)와 블로그(http://49lsj.blog.me)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 경험 등을 도민과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지사는 청주 수름재의 한 순두부집을 다녀온 뒤 트위터에 '선거 때 우연히 들러 당선되면 다시 또 오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당선되고 두 달 만에 약속을 이행해서 기분이 참 좋다'는 소탈한 마음을 적어놓기도 했다.

한겨울 발을 동동 구르면서 두 손으로 컵을 비비며 마시던 따끈한 어묵 국물의 행복한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서 가끔 부인과 함께 시장에 갈 때면 길거리 어묵집을 꼭 들른다는 이 지사는 블로그에서 '신명나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꼭 되찾아주고 싶다'는 바람을 적어 놨다.

이 지사는 앞으로 현장을 통해 낮은 자세로 도민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 소통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쇼셜미디어를 통해 도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이 지사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소통은 말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대다수 정치인이 트윗을 하는 게 아닌 참모진들이 운영하다 보니 진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말로는 어릴 적 남다르게 고생하며 자랐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으면서,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건지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계란 프라이가 다 탔다"며 트위터에 사진까지 올린 총리내정자. 애교부리는 듯한 정치인들도 그렇다.

트윗을 해도 마음이 전달되지 않으면 '헛 트윗질'에 불과하다는 점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그 파급력과 전달력으로 볼 때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오해를 빚거나 왜곡된 여론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소통이 쌍방향이라지만, 지도자의 일방적인 홍보용 수단에 그칠 우려도 있다. 도민들로부터 '박수와 아양' 을 이끌어 내기 위한 홍보용 수단으로 전락되면 되레 소통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지양해야 한다.

'함께하는 충북'을 도정목표로 정한 이 지사께서 트위터에 글을 많이 올리는 지도자보다는 이심전심((以心傳心)에 걸 맞는 '트윗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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