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총무원장 정산 스님)과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 심상진, 이하 조불련)은 11월 21일 오전 10시 30분 개성 영통사(靈通寺)에서 대각국사 의천(義天ㆍ1055~1101) 스님 열반 908주기 합동 다례재를 봉행한다.
의천 스님은 고려 문종의 네 번째 왕자로 11세 때 출가했다. 중국 송나라에서 불법을 공부하고 귀국해 영통사에 주석하며 천태종을 개창했다. 이후 활발한 국제교류를 펼치는 등 동아시아 불교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다 영통사에서 열반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0일 서해에서 남북 간 교전이 발생한 뒤 열린 첫 번째 공식 종교교류여서, 경색된 남북관계에 해빙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례재는 △헌화ㆍ헌향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북측 연설 △남측 연설 △축원 △공동발원문 △사홍서원 등으로 진행된다.
다례재에는 천태종 총무부장 무원 스님, 사회부장 경천 스님, 섭외국장 거홍 스님, 의전국장 원재 스님, 사회과장 재홍 스님, 총무과장 자운 스님, 기획과장 거성 스님, 의전국부전 보성 스님 등 남측 13명이, 북측에서는 조불련 정서정 서기장 등 1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영통사는 고려 현종 18년(1027년) 개성 오관산(五冠山) 자락에 세워졌다. 16세기 화재로 소실됐으나, 천태종이 북측 조선경제협력위원회와 공동으로 2002년부터 3년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복원했다. 천태종은 복원사업에 기와 약 46만여 장, 단청재료 3천 세트, 묘목 1만 그루, 비닐 자재 60톤 등 총 40억 원 상당의 자재를 지원했다.
천태종과 조불련은 2007년 11월 개성 영통사에서 분단 후 처음으로 대각국사 열반 추모 합동 다례재를 봉행했다. 2008년에는 천태종 총본산 단양 구인사에서 남측만 참가한 가운데 다례재가 열렸다.
현재 영통사는 6만여㎡에 달하는 부지에 전각 29채(면적 4000여㎡)가 있는 대찰의 면모를 갖췄다. 대법당인 보광원(남쪽 대웅전)과 태조 왕건의 원당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숭복원, 고려사에 50여 차례의 강의가 진행됐다는 기록이 있는 중각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국보 제155호 대각국사비를 비롯해, 당간지주, 동삼층석탑, 서삼층석탑, 오층탑 등 국보ㆍ보물급 문화재가 있다.
/시민기자 혜철